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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접경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우크라이나 북쪽 옛 소련 국가 벨라루스와 러시아가 밀착하고 있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정권 유지를 위해 벨라루스의 주권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20일(현지시간)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접경의 긴장이 높아졌기 때문에 이날 종료할 예정이었던 합동군사훈련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훈련을 이유로 지난 10일부터 병력 3만명을 벨라루스로 보냈다. 벨라루스와 러시아는 훈련 종료 후 러시아 병력이 원 주둔지로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말을 바꾼 것이다.
2020년 벨라루스 정권의 탄압을 피해 리투아니아로 망명한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으로 벨라루스의 주권이 침해되고 벨라루스가 타국과의 전쟁에 끌려들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의 벨라루스 출신 연구원 아르티옴 슈라이브만은 워싱턴포스트에 “현 벨라루스 정권이 외교와 안보 정책에서 러시아에 갈수록 의존하고 있으며 독자적인 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적으로는 벨라루스군이 러시아군의 지휘 체계 아래로 들어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레마라스 루프시스 리투아니아 국방장관은 뉴욕타임스에 “더 이상 벨라루스군과 러시아군을 구분할 수 없다”면서 “이전에는 벨라루스의 방공망과 공중감시 시스템이 러시아와 통합돼 있었으나 지금은 벨라루스군이 러시아군에 체계적으로 종속돼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 심화된 상태다. 앞서 리투아니아는 지난 1일 벨라루스 최대 수출품인 칼륨 비료를 클라이페다 항만으로 실어나르는 화물 철도 수송을 금지했다. 리투아니아 정부가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벨라루스 제재에 동참하면서다. 칼륨 비료는 루카셴코 정권 최대 자금줄이다. 리투아니아가 화물 철도 수송을 금지하면서 벨라루스는 칼륨 비료 수출을 위해 러시아 항구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필요에 따라 세계 곡물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벨라루스는 이미 지난해 9월 러시아와 경제통합을 위한 로드맵에 서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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