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v.daum.net/v/20220823080228942
(세인트피터즈버그[플로리다]=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촨민 후 미국 남플로리다 대학 교수는 열대 대서양과 동중국해에서 대규모 모자반 출현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는 흥미로운 일치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학 광학해양학연구소 소장인 후 교수는 1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사무실에서 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열대 대서양 모자반과 제주도·동중국해 괭생이모자반이 각각 2011년과 2012년, 2014년과 2015년 관측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바다는 멀리 떨어졌고 모자반 종류도 다르다"면서도 "두 지역 모두 바다가 모자반 성장에 유리한 환경으로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위성으로 모자반 감시 시스템 구축을 주도한 후 교수는 이 데이터를 토대로 한 '대(大) 대서양 모자반 벨트'(GASB) 연구를 이끌었다. 이 보고서는 2019년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지에 게재돼 주목받았다.
그는 열대 대서양 지역에서 발생하는 모자반을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정상)로 표현했다. 피해를 완화하는 노력은 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찾기엔 이미 늦었다는 것이다.
다음은 후 교수와 일문일답.
-- 올해 열대 대서양 지역 모자반 발생 현황은.
▲ 6월 대서양에서 관측된 모자반의 양은 역대 최고치였고 대부분은 열대 대서양에서 나왔다. 해마다 들쭉날쭉하지만 2018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5년이 그 이전의 5년보다 양이 더 많다.
-- 열대 대서양에서 대규모로 모자반이 발생한 것은 언제부터인가.
▲ 2000년부터 위성 관측을 시작했으며 2011년 처음으로 확인됐다. 2000년 이전에 발생했다면 보도나 기록이 있었을 텐데 없다.
-- 2011년부터 열대 대서양에서 대규모 모자반이 발생하게 된 이유.
▲ 가설 중 하나는 2010년에 비정상적인 바람과 해류로 조해(藻海·Sargasso sea)에 있는 모자반 씨앗이 열대 대서양까지 원거리 이동을 했는데 이곳이 모자반이 조해보다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는 적합한 환경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마존과 콩고강, 사하라 사막에서 날아온 흙에서 영양분이 유입되고 해저의 영양분이 올라오는 용승 현상(upwelling), 태양광 등이 그것이다.
벌목 등으로 산림이 파괴되고 강우로 토양이 침식돼 바다로 영양분이 유입되는 등 인간의 활동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 모자반의 대규모 발생이 초래하는 문제는.
▲ 카리브해를 예로 들면 매년 해변에 막대한 양의 모자반이 떠내려와 쌓여 부패해 관광객을 쫓아내고 있다. 자연 역시 고통받고 있다. 거대한 이불 같은 모자반이 해수면을 뒤덮으면 다른 해초나 물고기가 질식하게 된다. 죽은 모자반이 물속에서 부패할 때 박테리아가 산소를 사용하는 탓에 이곳은 결국 '데드 존'(dead zone)이 된다.
-- 모자반 문제 근본적 해결 방법은.
▲ 없다.
비료 사용을 줄여 영양분 유입을 감축한다고 해도 현재의 모자반 발생 규모로 볼 때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뉴노멀로 불리는 것이다.
-- 모자반 피해를 줄이는 방법은.
▲ 해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모자반을 빠르게 제거하는 장비가 필요하다. 또 해변 근처에 모자반 유입 차단 시설을 설치하면 거북이 등 다른 생물의 이동이 방해받지 않을 수 있다.
나아가 모자반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 기업이 모자반으로 의약품이나 바이오연료 등을 만들 수 있다면 정부의 예산을 사용하지 않고도 모자반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 팬데믹 기간에 인간의 활동이 줄면서 모자반 발생 상황도 개선됐나.
▲ 어떤 조짐도 없다.
-- 제주도와 동중국해도 괭생이모자반 문제가 있는데 열대 대서양 모자반 문제와 연관성은.
▲ 두 바다는 멀리 떨어져서 직접 연관되진 않고 모자반 종류도 다르다. 그러나 흥미로운 일치 현상이 관측된다. 두 지역에서 모자반 발생이 동시에 일어났다. 열대 대서양 모자반(네이탄스·플로이탄스 모자반)과 제주도·동중국해 모자반(괭생이모자반)의 대규모 출현은 각각 2011년과 2012년, 2014년과 2015년이다. 이와 관련해서 2017년 위성 자료를 분석한 보고서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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