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v.daum.net/v/20220823003150491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가뭄이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이 사상 최악의 가뭄과 폭염으로 신음하면서 공급망 붕괴와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향후 세계 경제를 압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WSJ 등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EU는 모두 역대 최악의 가뭄과 폭염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건 농·어업이다. 미국 주요 야채 생산지인 애리조나주 유마 카운티에서는 올해 최소 3억4000만 달러(약 4555억원)의 농작물 손실이 예상된다. 면화 생산량도 전년 대비 28% 감소해 2009년 이후 최소를 기록할 전망이다.
어업에도 손실이 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008년 2720만 파운드(약 1만2338t)에 달했던 알래스카 해역에서의 왕게 어획량이 극심한 폭염으로 지난해 600만 파운드로 급감했다”며 “기후변화가 어업에 궤멸적 타격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경고”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도 쓰촨, 충칭, 후베이 등 양쯔강 일대 9개 성과 시에서 가축 35만 마리가 식수난을 겪고, 21만5000㎢의 농작물이 가뭄 피해를 봤다고 중국 중앙TV(CC-TV)가 전했다. 스페인에선 올리브 오일 생산량이 약 3분의 1 가까이 감소할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물류와 에너지 공급에 타격이 온다는 점이다. 서유럽 내륙 수상운송의 80%를 담당하는 독일 라인강 수위는 바지선이 상시 운항할 수 있는 여유 수심 기준점(40㎝)에 못 미쳐 물류 수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라인강이 마르면서 독일 정부가 승객 운송보다 석탄 조달을 우선시하는 철도망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중국에서도 양쯔강 수위가 내려가면서 수운에 차질이 생겼다. 중국 내 물류의 16%는 내륙 하천과 연안을 통해 이동한다.
에너지 공급난에 따른 제조업 위기는 더 심각하다. 쓰촨성은 전력의 80%를 수력발전으로 충당했다. 하지만 최근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져 전력이 모자라 결국 쓰촨성 정부는 지난 21일 20일까지였던 산업시설 단전 조치를 25일까지 연장했다. 이곳에서는 도요타와 폭스바겐, 지리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의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다.
애플의 최대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 리튬 배터리 소재를 제조하는 닝더스다이(CATL) 등도 공장을 멈춰야 했다. CNN은 “가뭄으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 등 핵심 부품 가격 상승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실제 쓰촨성에서 부품을 공급받아 온 테슬라 등 글로벌 전기차 업체도 공급난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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