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뿐 아니라 대화 당사자 간 녹음도 금지
음성권, 사생활 보호 강화 취지
법적 증거 활용 등 순기능 저해 논란도
제3자 뿐만 아니라 대화 당사자도 상대방 동의 없이 통화나 대화를 녹음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음성권과 사생활 보호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다만 법적 증거로도 활용되는 대화 녹음의 순기능을 지나치게 규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현행법에 따르면 공개되지 않은 곳에서 이뤄진 타인 간의 사적 대화를 녹음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에 처하는 형사처벌까지 받는다.
다만 이는 대화 당사자가 아니라 제3자의 녹음을 금지한 조항이다. 이에 대화 당사자 간의 통화나 대화 내용이 무분별하게 녹음돼 음성권 침해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헌법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음성이 함부로 녹음되거나 배포되지 않을 음성권을 지닌다.
이런 이유로 해외에선 미국 10여개 주와 프랑스 등이 상대 동의 없는 대화 녹음을 규제한다. 프랑스는 녹음한 파일을 소지만 해도 법적 처벌 대상이다.
윤 의원은 “휴대전화 등 통신장비 발달로 타인의 대화는 물론 대화 당사자 간의 대화를 녹음해 협박 등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해 지고 있다”며 개정안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은 대화 녹음에 관대한 편이다. 본인이 대화 참여자라면 상대방 의사를 묻지 않고 몰래 녹음해도 불법이 아니다. 대화 녹취를 법적 증거로도 활용할 수 있다. 제3자가 다른 사람의 대화를 몰래 녹음했어도 공익 등 정당한 목적이 있을 경우에는 이를 적법하게 인정한 판례도 있다.
교사의 아동학대를 의심하던 학부모가 자녀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두고 교사의 아동학대 정황을 잡아낸 사건에서 법원은 학부모의 녹음을 불법 녹취로 보지 않았다. 아이에게 학대에 대한 방어 능력이 없고 피해를 표현할 능력이 제한적이어서 녹음을 하지 않고는 범죄 행위를 밝힐 수단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http://n.news.naver.com/article/015/0004738330?sid=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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