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v.daum.net/v/20220813082205619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수사 당국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자택에서 다량의 비밀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당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간첩 혐의'까지 두고 있지만, 트럼프는 비밀에서 해제한 문건이라고 반발하는 등 신구(新舊) 정권 간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미 플로리다주 연방법원은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내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에 대해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8일 집행한 압수수색 영장을 공개했다.
영장에 따르면 FBI는 트럼프가 방첩법(Espionage Act)을 위반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강제 수사에 들어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장에는 비밀 표시가 있거나 '국방 정보 또는 비밀 자료 전송'과 관련한 모든 문서 또는 기록을 압수하겠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또 정부 및 대통령 기록 또는 비밀 표시가 있는 모든 문서의 변경, 파괴, 은폐에 대한 모든 증거를 확보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즉 압수수색 영장에는 연방 기록의 은폐·제거, 연방 조사 기록의 파괴·변경, 국방정보 이전 등 3가지 형사 범죄 위반 가능성을 적시한 것으로 요약된다.
이를 토대로 FBI는 지난 8일 영장 집행을 통해 1급 비밀(Top Secret) 문건 4개, 2급 비밀(Secret) 및 3급 비밀(Confidential) 문건 각 3개, 민감한 특수정보(SCI) 문건 1개 등 모두 11개의 기밀 문건을 확보했다.
이들 비밀 문건은 일정 요건을 갖춘 정부의 특정 시설에서만 접근이 가능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FBI는 압수수색에서 이들 비밀문서 이외에 사진첩과 직접 수기한 메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로저 스톤에 대한 사면 관련 문서, 프랑스 대통령에 대한 문서 등 33개 품목 약 20상자 분량의 자료를 확보했다.
다만 영장이나 압수물 확인증만으로는 압수한 문건의 내용을 알 순 없다고 미 언론은 보도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수색 과정에서 핵무기 관련 정보가 포함된 문건을 찾으려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확보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앞서 미 법무부는 압수수색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발이 일자 영장과 함께 압수 물품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받은 확인증에 대한 공개를 법원에 청구했고, 법원은 트럼프 측의 동의를 받아 이날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법원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친(親)트럼프 음모론 이론가로 잘 알려진 극우 채널 원아메리카뉴스(OAN)의 앵커였던 트럼프 측 변호인 크리스티나 밥이 압수 물품 확인서에 서명했다.
영장은 지난 5일 브루스 라인하트 연방 판사가 발부했으며, 인터넷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의 폭력 언급이 급증하자 법원은 공식 사이트에서 그의 약력과 연락처 등을 삭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FBI가 압수한 비밀 문건은 자신이 퇴임 전 비밀 분류를 해제했다고 주장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미국 대통령은 비밀문서를 재평가해 비밀분류에서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트루스소셜'에서 "모든 것은 비밀문서에서 해제됐다. 어떤 것도 압수수색이 필요치 않았다"며 "그들은 권모술수를 부리거나 마러라고 침입 없이 보안 창고에 있던 그것들을 가질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퇴임하기 전에 모두 비밀에서 해제한 문서들이기 때문에 이 문서들이 마러라고 자택에 보관돼 있었다고 하더라도 기밀문서 불법반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에 대한 FBI의 압수수색으로 촉발된 이번 논란은 FBI가 압수한 문건이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비밀에서 해제된 문서인지 여부가 향후 핵심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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