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사장, 청소일하던 여성의 딸 상대로 범행
피해자 IQ 30대 지적장애…모친도 지능지수 낮아
가해 남성, 1500만 원에 합의보고 합의서 제출
“피해자가 가해 남성 거부하기 사실상 불가능”
“지적장애 이용해 성적 노리개 삼아…엄벌 불가피”
지능이 4~5세에 불과한 중증 지적장애 여성을 성폭행한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이 남성은 피해 모녀를 DVD방으로 유인해 모친에게 심부름을 시킨 뒤 딸을 성폭행했고, 딸뻘인 피해 여성은 임신중절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는 27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장애인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부산의 한 전통시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던 A 씨는 지난해 4월 부산의 한 DVD방에서 피해 여성 B(30) 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6월에는 B 씨의 집에서 또다시 성폭행을 저질렀고, 그 뒤 추가로 성폭행을 저지르려다 피해자의 반항으로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B 씨는 2020년 지적장애 2급을 진단받은 장애인으로, 지능지수(IQ)가 30대에 불과해 4~5세 정도의 지능과 사회성을 지녔다. A 씨는 시장에서 청소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B 씨의 모친인 C 씨를 통해 B 씨를 알게 됐다. 재판부는 C 씨 역시 전체적으로 사회지능지수가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했다.
A 씨는 DVD방에 모녀와 함께 간 뒤, C 씨에게 돈을 건네며 심부름을 시켰다. C 씨가 DVD방 밖을 나가자 A 씨는 B 씨의 옷을 벗긴 뒤 성폭행했다. B 씨의 주거지에서 성폭행을 할 때도 C 씨에게 심부름을 시켰고, C 씨가 자리를 비우자 곧장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B 씨는 A 씨의 이 같은 성폭행으로 인해 임신을 했고, 임신중절수술까지 받아야만 했다. A 씨 측은 B 씨의 피해사실을 모두 인정하지만, B 씨가 중증장애가 있더라도 심리적·물리적 반항이 완전히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A 씨는 피해자 측과 1500만 원에 합의를 하고 합의서까지 제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B 씨는 한글을 읽고 쓰기가 어렵고 달력과 시계를 볼 수 없었다고 한다. 이런 정도의 피해자라면 사회생활이 불가능하고 본인에게 나름대로 관심을 보이는 A 씨를 거부하기도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A 씨는 오랫동안 시장에서 일하던 C 씨가 자신의 딸을 데리고 다니는 것을 눈여겨 봤다. 피해자가 지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이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원하지 않는 임신까지 하면서 우리가 알 수 없는 정신세계에서 표현하기 힘든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에서 보호하고 보듬어줘야할 우리의 이웃을 성적 노리개로 삼아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매우 죄질이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안준영 기자(jyoung@busan.com)
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82/0001214336?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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