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v.daum.net/v/20220821090424429
숄츠 獨 총리 "민주·자유 위한 투쟁 계속돼야"
나발니 "푸틴 정권, 억압적·권위주의적 체제"
한때 러시아는 물론 세계 각국 여론을 뜨겁게 달궜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잊힌 이름이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힌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6)가 주인공이다. 러시아 정보요원들이 약물로 그를 암살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 2주년을 맞아 독일 정부는 러시아를 강력히 성토하는 한편 현재 감옥에 갇혀 있는 나발니를 응원했다. 나발니 역시 옥중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푸틴 대통령을 맹렬히 비난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20일(현지시간) “2년 전 오늘 알렉세이 나발니가 독살을 당할 뻔하다가 간신히 살아남았다”며 “그는 민주주의와 자유의 원칙을 옹호하기 위해 러시아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이어 “나발니의 용감한 싸움은 중형 선고와 혹독한 수감생활에도 불구하고 계속되고 있다”는 말로 나발니의 반(反)푸틴 투쟁을 적극 옹호했다.
숄츠 총리의 말처럼 러시아 정보당국의 나발니 암살 시도는 2020년 8월20일 벌어졌다. 당시 그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여객기는 비행 도중 옴스크에 비상착륙를 했고, 나발니는 그곳에서 독일 베를린의 샤리테 병원으로 후송됐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를 해외로 보내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겼으나 독일, 영국, 미국 등의 강경한 태도에 일단 서방 의료진이 그를 치료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의료진은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가 사용된 사실을 확인하고 러시아 정보당국이 나발니의 독살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했다. 누군자 그의 속옷에 몰래 노비촉을 묻혔는데 이것이 몸에 닿으면서 중독 증세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냉전 말기 소련(현 러시아)이 개발한 노비촉에 신체가 노출되면 신경세포 간 소통에 지장을 줘 호흡정지, 심장마비, 장기손상 등을 초래한다. 오늘날 노비촉을 쓸 수 있는 것은 러시아 당국뿐이다.
나발니는 독일에서 치료와 재활을 마친 뒤 2021년 1월17일 러시아로 돌아갔다. 예상했던 것처럼 러시아 당국은 공항에서 나발니를 체포했으며, 과거 그가 연루됐던 사건에 대한 법원의 집행유예 판결을 취소하는 형태로 교도소에 수감했다. 이후 여러 혐의가 추가돼 다시 재판에 넘겨진 나발니는 지난 5월 항소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그는 일종의 최후진술에서 “러시아는 국민의 적이 된 도둑과 범죄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는 말로 푸틴 대통령과 정권 실세들을 맹비난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강력히 규탄해 눈길을 끌었다. 구체적으로 “푸틴이 어리석은 전쟁을 벌이고 있다. 당신들(러시아 정부)은 모두 역사적 패배를 겪을 것”이라며 “한 미친 사람(푸틴)이 우크라이나에 발톱을 꽂았는데 그걸로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고 외쳤다. 나발니는 부친이 우크라이나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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