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베를린 사망자 1천명 중 절반은 요양원서 나와
요양원 거주 남편 코로나19 걸린 줄 모르고 있다 당일 사망 통보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독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누적 사망자가 3만명을 넘어섰다.
사망자가 집중된 요양원·양로원에서 코로나19 감염은폐 시도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8일(현지시간) 독일의 질병관리청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의 집계에 따르면 전날 독일의 코로나19 하루 사망자수는 348명에 달해 누적 사망자수가 3만126명으로 늘어났다.
전날 신규 확진자수는 1만976명을 기록했다. 독일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수는 165만명에 달한다.
독일의 수도 베를린시에서는 코로나19 사망자 1천명 중 절반 이상이 양로원·요양원에서 나온 가운데 일부 요양원은 거주자들의 코로나19 감염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독일 타게스슈피겔이 보도했다.
치매와 파킨슨병을 앓던 베른트 클라우스씨는 수년째 슈프레강이 내려다보이는 베를린 프리드리히스하인의 요양원에 살다가 지난 7일 사망했다.
200명 규모의 이 요양원에서는 환자 61명과 직원 27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이 중 10명이 사망했다.
처음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을 때 관계 당국은 "모든 게 투명한 통제하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클라우스씨의 부인은 사망 당일 점심때에야 요양원으로부터 "남편이 이미 숨을 잘 못 쉬어서 병원에 데려갈 수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남편이 며칠 전 코로나19에 확진됐고 투병 중이었다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에게 알리지 않았었다. 이후 부인은 요양원 운영진에 전화해 남편을 면회할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격리원칙 때문에 아무도 요양원에 들어올 수 없다며 다음날 다시 전화하라는 통보만 받았다.
부인은 그로부터 몇시간 후인 오후 6시 30분께 남편이 사망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처럼 요양원들이 코로나19 감염을 은폐하기 위해 운영진의 지시 아래 문제점을 감췄다고 주장하는 서한이 자사와 관계 당국에 입수됐다고 타게스슈피겔은 전했다.
익명의 제보자는 서한에서 실명과 자료, 실질적인 감염자수 등을 거론하며 요양원 직원들이 운영진의 지시에 따라 친인척과 관계 당국, 언론인에게 코로나19 감염사실에 대해 침묵했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은 감기 증상에도 계속 일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요양원 내 여러 부서에 전환 배치돼 코로나19를 확산했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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