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비상 망치 사용법, '직관적'으로 고쳐야"…실습 교육도 필요
서울 시내버스도 '가격 부위' 표시나 '모서리 가격' 안내 미흡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버스 승객 다수가 사망하면서 '탈출 지침'을 재정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침수가 되면 비상망치가 있더라도 창문을 깨기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얼마나 빨리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가 필수이며 정확히 어느 부분을 가격해야 하는지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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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창문 모서리 부분을 가격해야 잘 깨지는 데다, 창문 높이 이상으로 물이 차오르면 압력 차에 의해 잘 깨지지 않는 만큼 신속한 대처가 중요하다"며 "버스 내부에 그런 설명이 제대로 돼 있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행정안전부는 '여름철 자연재난 행동요령'을 통해 차량 문이 열리지 않을 경우 비상탈출 망치 등 단단한 물체로 유리창을 깨뜨리라고 안내하고 있다. 또 창문의 중앙 부분보다 모서리 부분을 힘껏 치거나 발로 깨뜨리라고 소개하고 있다.
실제 <뉴스1>이 이날 서울 시내버스 10대를 무작위로 점검한 결과, 창문에 가격 부위가 표시된 버스는 1대에 불과했다. 비상 탈출 망치에 "모서리를 가격하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적힌 버스도 4대에 그쳤다.
일부 버스는 성인 남성 키보다 높은 곳에 비상 탈출 망치가 설치된 탓에 앉은 자리에서는 찾기 어려웠다.
직장인 강모씨(29·여)는 "비상 탈출 망치의 존재는 알았지만, 어디를 가격해야 하는지는 몰랐다"며 "지하차도에 빗물이 굉장히 빠르게 들이찼다는데 막상 그런 사고가 닥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김모씨(30·여)는 "비상 탈출 망치의 존재도 잘 모르는 이들이 여럿 있는데, 버스 내부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사용법을 안내해주면 좋을 듯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도로 침수 시 버스에서의 탈출 지침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 피난 지침에 '대중교통' 관련 항목을 추가하는 한편 비상 망치 사용법을 더욱 직관적으로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창문을 통해 빠져나왔으면, 물이 들어오는 반대편으로 신속히 이동할 수 있도록 행동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며 "차량 내 설치된 광고판 등을 통해 계속해서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 교수는 "재해·재난 시 대처법은 이론으로 배워선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평소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실습형 안전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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