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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코리아-유라시아 로드런’ 주도
휴전선 넘어 평양·러시아·독일서 공연
‘北어린이에게 빵 보내는 공연’이 모태
6월부터 국내 50개 도시 돌며 ‘붐업’ 1980년대 인기 가요 ‘바위섬’을 부른 가수 김원중(60)씨가 통일을 기원하며 남·북한과 유라시아대륙에 걸친 대규모 순회공연을 추진한다. 지난해 6월 문화·예술인들이 유라시아 공연을 위해 발족한 비영리단체 '코리아 - 유라시아 로드 런'과 함께다.

31일 ‘코리아-유라시아 로드 런'에 따르면 이르면 오는 6월부터 국내 50개 도시를 돌며 ‘코라시아’ 국내 공연을 펼친다. 문화·예술인의 유라시아 공연 참여를 촉구하기 위한 이벤트다. 코라시아 측은 국내 공연 기간에 정부에 북한공연 허가도 요청할 예정이다. 앞서 코라시아 측은 지난 2월 1집 프로젝트 음반을 내놓으며 본격적인 공연 준비에 착수했다.

로드 런은 문화·예술공연의 무대인 대형 트레일러와 차량·바이크를 타고 휴전선을 넘어 공연하는 게 골자다. 서울과 평양, 모스크바와 베를린에서의 공연을 통해 통일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한다. 비용은 코라시아 회원 300명을 주축으로 한 회비와 전국 모금 활동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북한 어린이들에게 빵을 보내기 위한 ‘김원중의 달거리 공연’이 모태가 됐다. 김씨는 2003년부터 북한의 영양빵 ‘옥류’의 재료인 밀가루와 설탕 등을 사기 위해 104회에 걸쳐 1억2000만원을 모금했다. 비록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 후로는 성금을 보내지 못하지만,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측에 지속해서 성금을 기탁해왔다. 옥류는 평양 소재 빵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어린이에게 주로 공급된다.

김씨는 지난해 8월 달거리 공연 100회째를 맞아 ‘코라시아 로드 런’ 출범식을 열었다. ‘육로를 통해 휴전선을 넘어 유럽까지 가자’는 문화·예술인들의 뜻을 모으기 위해서다. “북한에 가서 어린이들에게 직접 노래를 불러주자”는 결심도 한몫했다. 김씨는 “지난해 4월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 북녘땅을 거쳐 러시아와 독일에서 공연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한반도는 섬이 아닌데 육로로 해외여행을 못 간다는 현실을 바꿔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유라시아 횡단이 가능한 근거로 ‘아시안 하이웨이’를 제시했다. 아시안 하이웨이는 아시아 32개국, 55개 노선 총 14만㎞에 걸쳐 형성된 국제고속도로네트워크다. 현재 휴전선 구간만 열리면 대부분의 노선에서 차량 통행이 가능하다. 앞서 2005년 아시아 30개국은 아시안 하이웨이 설치에 대한 국제협정문에 서명한 바 있다.

아시안 하이웨이 1호선(AH1)은 경부고속도로 구간을 포함한다. 부산을 출발해 서울~평양~신의주~중국~베트남~태국~인도~터키까지 뻗어있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베트남 열차 노선과 유사하다. 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AH6)은 부산에서 7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다 북한~러시아~중국~카자흐스탄~러시아로 이어진다. 김씨가 ‘코라시아 로드 런’을 하려는 장소들과 맞물린 구간이다. 김씨는 “지금도 국내 고속도로만 타면 아시안 하이웨이라고 적힌 표지판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며 “문화·예술인들의 무대로 휴전선을 열자는 취지”라고 했다.

김씨는 1984년 데뷔 후 ‘바위섬’과 ‘직녀에게’ 등을 히트시키며 7080세대로부터 인기를 얻었다. 90년 이후로는 전국의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공연을 주도해왔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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