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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의사 3명 중 1명이 남성 의사나 환자로부터 성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여자의사회가 지난해 남녀 의사 11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료계 성평등 현황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여성 의사 747명 중 264명(35.3%)이 의료기관 재직 중 성희롱·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성희롱·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한 남성 의사는 423명 중 7명(1.7%)에 불과했다. 조사에 참여한 의사들을 직위별로 보면, 전공의가 72.4%로 가장 많았고 교수 15%, 봉직의 6.8% 등의 차례였다.
성폭력 경험을 구체적으로 기술한 264명은 회식 자리에서 남성 교수 옆에 착석해 술시중을 요구받는가 하면, 업무 중에도 의사에 반하는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밝혔다. 펠로가 되는 걸 조건으로 교제를 요구받거나 룸살롱에서 열린 술자리 참석을 강요받은 이들도 있었다. 또 외모 및 몸매 평가, 성적인 농담이 빈번했으며 남성 환자가 성희롱·성추행을 했다는 답변도 나왔다.
문제는 ‘인턴-레지던트(전공의)-펠로-교수’로 구성된 병원의 수직적 위계구조 때문에 성희롱·성폭력을 당하더라도 공론화가 쉽지 않고 가해자 징계도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여성 의사 ㄴ씨는 “인턴 동기가 회식 자리에서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으나 원내에서 회자되면 레지던트 선발에 악영향을 끼칠까봐 공론화를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전공의법에 따라 성희롱·성폭력 사건을 처리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기구인 전공의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에 최근 5년간 접수된 성폭력 피해 건수도 7건에 불과했다. 수평위에서도 병원 쪽의 대응이 적합했는지 여부만 점검했을 뿐 사건 조사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컨설팅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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